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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열 의원, 왜 이러세요!
고현항 집객공원 불씨 살린다고요?

기사승인 2021.01.05  10: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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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눈]신기방 /대표 겸 편집국장

신기방 / 대표 겸 편집국장

고현항 대림아파트 입주예정자 530명이 서명했다는 성명서 전문을, 이태열 의원이 시정 질문에서 낭독(朗讀)했다. 성명서엔 고현항 문화공원을 인공해변이 있는 유료 관광집객형 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담았다. 국회 필리버스터에서 발언시간을 채우기 위해 책을 읽는 경우도 있다지만, 시정 질문에서 특정인들의 편향된 주장이 담긴 글을, 부분인용도 아닌 전문을 읽어대는 경우는 기자생활 30년에 처음 봤다.

고현항 문화공원 방향성에 대한 이태열 의원의 도발(?)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지난해 3월 고현항재개발 사업자가 공원조성 변경 안(광장형 녹지공원→인공해변 집객공원)을 거제시에 제출했다. 이후 이 의원은 시정 질문이나 의원간담회 등을 통해 수차례 사업자 안 찬성의견을 피력해 왔다. 김두호 의원과 김용운 의원이 ‘공유재산인 바다를 메워 상업지나 주거지 만들면서 그나마 시민들에게 혜택이 가도록 합의했던 광장형 녹지공원을, 왜 뜬금없는 유료형 인공해변으로 바꾸려하느냐’며 반대했지만 그는 막무가내였다.

거제시의 태도도 애매했다. 사업자가 돈을 보태 공원부지에 관광집객시설을 꾸민다면 시로서는 나쁠 게 없다는 원론적 입장이었다. 당초 공원조성 목적과 취지를 망각한 이런 태도가 이태열 의원의 반복된 도발(挑發)을 부추긴 측면이 강했다.

엄밀히 따지면 이 사안은 사업자의 변경안 철회로 일단락됐던 일이었다. 지난해 11월 30일 시의회 경제관광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 출석한 사업자 대표는 ‘공원조성 변경 안 포기, 당초 계획한 광장형 시민공원 조성’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사업자가 포기한 내용을 거제시가 구태여 밀어붙일 명분도 없었다. 그런데도 이태열 의원은 보름여 뒤 또다시 이 문제를 거론하며 군불을 지폈다. 이 의원 스스로도 ‘집객공원 조성 불씨 살리기’라고 표현했다. 집요함인지 억지인지 헷갈렸다. 마치 철없는 아이가 떼쓰는 모양새 같았다.

이태열 의원이 주장한 ‘의회표결’도 과정을 보면 난센스(nonsense)에 가깝다. 지난해 11월20일 의원간담회에서 사업자대표가 출석해 변경안 내용을 재차 설명했다. 의원들의 격론도 벌어졌다. 그리곤 의회차원의 단일안 마련에 많은 의원들이 공감했다. 3일 뒤인 11월23일 사업자 대표는 해수부를 찾아 공원조성 변경안 승인을 요구했다. 그러나 해수부는 즉석에서 거절했다. 그러자 하루 뒤인 11월 24일 사업자측은 공원조성 변경안 포기를 거제시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런 내막을 몰랐던 시의회 의장이 집행부에 연락해 ‘왜 조정안건을 상정하지 않느냐’고 다그쳤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안건을 올릴 이유가 없어졌다. 사업자가 변경안을 포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의회는 사업 생산 기구가 아닌 사업 심의·의결기구다. 이태열 의원이 강조한 ‘단일안 의회표결’은 그래서 무산됐다.

이쯤에서 과연 사업자는 해수부에 뭘 요구했고, 왜 거절당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어쩌면 그게 본질일지도 모른다. 사업자가 해수부에 요구한 안건은 크게 3가지. △사업기간 연장에 따른 금융이자 사업비 인정 △문화공원 내 인공해변 가미한 집객공원 조성 △지하주차장 조성방안 협의였다. 해수부는 금융이자(약500~700억원으로 알려짐)는 총사업비에 포함할 수 없고, 문화공원 내 인공해변은 당초 공원조성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거절했다. 사업자측은 곧바로 거제시에 변경안 포기를 통보했고, 일주일 뒤에는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 직접 출석해 공원 변경안 포기를 공식화했다.

고현항재개발 사업은 민간사업자가 바다를 매립하고, 여기에 들어간 총 비용을 정산해 매립한 땅을 불하받는 방식이다. 사업자는 금융이자를 사업비에 포함시켜 재정 부담을 완화하고, 부지 내에 새로운 사업을 추가해 전체 사업비를 늘리려는 의도가 깔려있지 않았을까. 그게 안 먹히자 곧바로 사업포기를 선언한건 아닐까. 그러고 보면 이태열 의원이 고집하는 ‘관광상품, 인공해변, 도심 집객공원’ 등의 단어는 참으로 허망한 메아리처럼 들린다.

고현항 문화공원은 광장형 녹지공원으로 만들고 지하에는 공원면적에 버금가는 주차장을 조성하라는 목소리는 지금까지 너무도 많았다. 거제경실련이나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이들보다 훨씬 앞서 고현항매립반대 범시민대책위가 꾸려져 수년간 활동했다. 지금의 문화공원(당초엔 이너허버 항)이나 지하주차장, 중곡 인도교, 장평 해안로 6차로 등은 그때 반대대책위가 거제시장과 합의한 공익들이다.

이태열 의원은 지난해 의회에서 ‘고현항매립반대대책위가 어째서 시민의 의견을 대표하는 단체인가. 시의원이 되기 전 이런 단체가 있었다는 것도 몰랐다’고 말했다. 당시 대책위에 적극 참여했던 필자로서 불쾌하기 짝이 없는 발언으로 느껴졌다. 이토록 지역이슈에 ‘둔감(鈍感)’했던 사람이 어떻게 시의원이 됐는지도 아리송할 따름이다. 이런 둔감한 의원이 유독 나서 사업자 제안에 동조하고, 부추기며, 꺼진 불씨까지 되살리려고 하는 걸 보면, 이 의원이 모든 현상에 다 둔감한 건 아닌 것 같다. 그게 뭔지 궁금하다.

고현항매립지 조감도. 좌측편에 보이는 숲 광장이 문화공원이다.
사업자가 제시한 인공해변이 있는 집객형 공원
지난해 12월18일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이태열 의원이 변광용 시장에게 고현항 문화공원 변경안과 관련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앤거제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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