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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이 안 된 시의원

기사승인 2022.08.29  10: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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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눈]신기방 /뉴스앤거제 대표 겸 편집국장

제9대 시의회 개원은 꽤 늦었다. 여야 의석분포 동율(8대8) 탓에 원 구성 협상이 늦어지면서다. 지역구 민의를 대변할 시의원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고, 그들에게 자신을 알려야 한다. 개원이 늦었다는 건 자신을 알릴 기회를 그만큼 잃었다는 의미다.

하물며 시의원들과 언론인들과의 접촉은 더 말해 무엇하랴. 민의를 두고 소통하며, 현안을 체크하고, 자신의 의정활동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데는 언론인들과의 접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의회와 거제지역언론사협의회 와의 첫 대면이 지난 25일 있었다. 임기시작 두 달이 다 돼서야 성사된 오찬을 겸한 간담회자리였다. 약속시간 12시가 조금 지나자 의장이 먼저 도착했다. 이례적이었다. 의장은 “회의가 조금 길어져 먼저 왔다”고 설명했다. 

조금 더 지나자 시의원들이 오찬장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모 초선의원이 주변을 쑥 훑어보더니 혼자 말 치고는 제법 큰 소리로 “모르는 사람들이네, 어디서 온 뭐하는 사람들이지?”라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필자 자리 맞은편을 지나다 “어디서 오셨어요?”라고 물었다.

당황스러웠다. 불쾌한 기분에 “고현에서 왔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지역언론사협의회와의 오찬 간담회 자리라는 걸 모르고 묻는 것일까. 알고도 물었다면 필자를 무시하는 것이고, 모르고 물었다면 의원으로서 기본이 안 된 처사다. 주변에 있던 다른 의원들이 ‘기자들’이라고 일러주자, 그 초선 의원은 별다른 반응 없이 다른 자리로 가 버렸다.

조금 더 지나자 또 다른 초선의원이 성급하게 들어와 공교롭게도 필자옆 자리에 앉았다. 초면이었고, 말이라도 틀 생각으로 “늦으셨네요. 더운데 맥주라도 한 잔 하시죠”라며 술잔을 건넸다. 그 초선의원은 “오후에 00일정이 있어 술을 못합니다”라며 단칼에 거절했다. 머쓱했다. 그 시간 이후 오찬이 끝날 때까지 그 초선의원과는 단 한마디도 섞지 못했다.

당황스럽고 머쓱한 건 오찬 진행 중에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같으며 낮선 기자가 보이면 그 옆으로 가 술잔이나 명함을 주고 받으며 안면을 트는 게 기본이자 상식이었다. 그런데 이날 초선의원들 중 그런 기본인사를 주고받는 사람은 보질 못했다.

전반적인 대화내용도 무의미하기 짝이 없었다. 오찬 내내 말을 내뱉는 사람은 ‘어디서 왔느냐’고 물은 초선과 필자의 술잔 제의를 단칼에 거절한 두 초선이었는데, 듣고 있기 거북할 정도로 자신들의 신변잡기만 늘어놨다. 언론인들과 간담회라는 타이틀이 무색했다. 듣고 있는 내내 “시의원들의 수준이 이것밖에 안되나…”라는 생각뿐이었다.

제9대 시의원 16명 중 7명이 초선이다. 초선이 거의 절반이다. 평소 알고지낸 초선도 있지만, 일면식이 없는 의원도 제법 된다. 이런 초선의원들과의 첫 만남이란 기대에 필자를 포함해 많은 기자들이 명함을 준비해 갔다. 참석 기자들 중 대부분 준비해간 명함은 거의 쓰지 못했다. 의원에게 명함을 건넸지만 의원명함은 받지 못한 기자들도 있었다.

아이러니한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지역언론사가 너무 많다보니 지역기자들과의 소통이 더는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아니면 의원으로서의 품격과 자질, 자각이 안 되는 기본이 덜 된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시의원이 되면서 빚어진 일일까. 그도 저도 아니면 “내가 시의원인데…”라는 뜻모를 포만감(?)에 취해 빚어진 갑질 때문일까.

지방선거 과정에서 ‘바람’에 휩쓸려간 자질 있고 능력 있고, 예의 있고 품격 있던 전 시의원 몇 분이 새삼 그리워진다. 지방선거 정당공천, 하루빨리 없어져야 할 '망조가 든' 제도임을 절감한다.

뉴스앤거제 nng@daum.net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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