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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보다 못한 놈

기사승인 2023.01.02  09: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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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필]신유현/동인 섬' Ting 문학회원

암컷 사마귀는 짝짓기 도중 수컷의 머리를 먹어 치운다. 수컷의 경계심을 원천적으로 없애기 위함인지, 채워지지 않는 암컷 욕망의 절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후세를 위해서, 더 많은 후세를 위해서이다. 사마귀의 혈관 구조는 인간과 달라 머리가 없어도 서너 시간은 아무 생각 없이 더 격렬히 온전히 짝짓기에 집중할 수 있다 한다. 죽음이 두렵지만 페르몬 향에 끌려 암컷에게 머뭇거리며 다가온 수컷을 온전히 독점할 수 있는 자연적인 기괴한 생태구조이다.

인간의 사랑도 사마귀와 닮았다. 첫 끌림, 맹목적인 질주, 엇나간 운명, 배신, 복수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지는 시청율 1위 드라마들의 공통점은 불나방의 질주와 맹목성이다. 맹목의 질주는 우연성과 다양성을 극대화하는 더 좋은 것들을 위한 진화시스템의 비밀이다.

우리는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인물 개별의 성격과 생각, 주변 모든 것을 보면서 가슴 아프고 눈물 흘리고 기뻐하기도 하면서 통쾌해하기도 한다, 마치 극장 VIP석 창조주처럼 모든 것을 이해하고, 습관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을 좋아하는 약간의 관음증이 있는 관찰자이다.

동화 속의 신데렐라가 구두 한쪽으로 왕자를 유혹하는 것은 연애에 정통한 고수의 심리전이다. 구두를 모두 두고 갔다면 그녀는 쉽게 잊혔을 것이다. 한쪽 구두는 보기에도 생각하기에도 불안하고 불균형적이다. 심리적으로 완성해야겠다는 의무감에 방아쇠를 당기게 된 것이다. 모든 왕국을 샅샅이 뒤져 마침내 찾아내는 맹목과 질주는 수컷 사마귀와 흡사하다. 그렇게 찾은 그녀가 미인이고 아니고는 이미 중요하지 않다. 그렇게 우리는 순간의 이끌림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제 눈의 안경이 아니면 어떻게 인간 짝짓기 경우의 수를 수학적으로 풀겠는가? 간단한 콩깍지가 가장 완벽한 해결책임은 조물주가 인문학과 심리학 전문가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창조주는 과학적 천재성이 있는 개구쟁이 실험가이다.’ 라는 생각은 식물을 볼 때 더욱 선명해진다. 식물이 우리 동물을 어떻게 유혹하고 이용하는가?

먼저 온갖 모양의 꽃과 거부할 수 없는 향기로 유혹한 후 벌, 나비, 인간을 이용하여 수정한다. 벌은 꿀을 위해서, 인간은 더 많은 수확을 위해서 그러나 나비는 왜 그러는지 이유를 잘 모르겠다. 단순히 배고픔을 채우기 위함인지 호기심인지는 모르지만 모든 동물과 곤충들은 꽃에 집착한다.

그 이후 인고의 시간이 지나면 더 치명적인 유혹이 시작된다. 열매이다. 외모에 자신이 없는 이들은 씨앗으로 바람에 날려 보내기도 하고, 동물들에게 붙어 자기가 상상하지 못한 곳으로 멀리멀리 이동을 한다.

나무 녀석들은 씨앗을 포장한다. 지구 곳곳으로 생존 영역을 넓히기 위한 목적이다. 동물들이 좋아 할만한 향과 맛으로 감싼 후 적당히 껍질로 포장을 한 후 유혹을 한다. 과일 중에 같은 맛이 없음은 더욱 선택의 집중성을 노리는 노련한 시장전문가의 마케팅 전략이다. 그러나 전문가도 원숭이처럼 시장 실패를 하기도 한다. 그곳은 공항검역소이다. 나무 중에는 성격 이상자도 있다. 내가 아는 은행나무는 가족애에 집착하는 이상 행동가이다, 고약한 냄새는 이동성을 차단하여 자식이 자기 주변에서만 성장했으면 하는 해갈되지 않는 갈증이다.

이런 식물들을 지능이 없다고 할 수 있는가? 그들이 인식을 하든 못하든 행동의 행태는 너무나 지능적이다. 한자리에서 움직이지도 않으면서 본인들 번식을 완성함은 노련한 행동심리학자이다. 더구나 대나무는 평생 한 번 꽃만 피우기도 한다. 원래 한뿌리에서 자란 숲이지만 환경이 척박해져서 더 이상 번식이 어렵다 판단되면 일시에 꽃을 피우고 모두 죽어 버린다. 열매만 주변에 흩뿌린 채 일생을 마무리하는 확률에 정통한 수학적 천재성을 보이는 것이다.

식물, 곤충, 동물들의 행동과 생존 패턴을 보면 우리 인간이 우월하다는 객관적인 증거는 희박하다. 단지 인간이 좀 더 지능적으로 보일 뿐이다.

또한, 우리는 모두 같은 시스템 안에 존재하고 있다. 사마귀도, 인간도, 길거리 풀들도, 어떠한 동물들도 모두 지구라는 생태계 시스템 안에 존재하는, 상호 영향을 미치며 생존하는 개체들이다. 서로에게 의지하며 서로를 이용하는 복잡한 에코시스템이다.

최근 전 세계적인 화두는 탄소중립, 지속가능 발전이다.

인간이 주로 만들어내는 이산화 탄소가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키면 더 이상 발전을 못하니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친환경 활동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필자는 이해한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볍씨로 밥하지 않는 절제된 욕망과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이해한다.

전 세계가 단일 통신망으로 통합되고, 사물마다 인터넷을 심을 수 있고, 개인의 독창성이 극대화되는 초기술집약사회를 바라보면서 인류가 그간의 무분별한 개발을 지양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함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 당연한 활동이다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마귀 보다 열정적이지 못하고, 나무들 보다 효율적이지 못하더라도 미래를 보는 눈이 있음에 감사한다.

자연을 더 경이롭게 보고 모두의 생존을 함께 추구하는 겸손함은 호모사피엔스를 넘어 유발하라리의 호모데우스로 진화하려는 인류가 취해야 할 태도가 아닐까 엉뚱한 생각을 해 본다.

보이저 1호가 우리 태양계를 벗어나면서 명왕성 근처에서 카메라를 돌려 찍은 지구 사진, 나사의 천재들에게 참 겸손함을 교육한 그 사진의 제목은 ‘창백한 푸른 점 ’ 이다. 티끌처럼 빼곡한 점들 속에 창백하게 빛나는 하나의 조그만 점, 창백한 푸른 점 그곳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이다.

지구는 시속 1,660km로 자전을 하면서 태양주위를 시간당 11만 km의 속도로 비행하는 아주 시끄러운 행성이다. 마하 32만 속도로 달리는 것이다. 최고 빠른 전투기가 마하 7, 일반적으론 마하 2 정도이니, 이런 이유에 따지자면 우리는 평균 전투기의 16만배 빠른 무시무시한 속도의 지구라는 비행체에 동승한 여행자이다. 그래서 인생은 잠시 여행하는 비행기 속의 승객 같은 것이다.

옆자리 사마귀의 사랑도 응원하고, 일등석 이름 없는 풀들 에게도 경이로움을 느껴야 한다. 우리는 서로에게 친절하고 서로 격려하며 좋은 여행을 소원해 주고 때로는 운명을 같이해야 할 운명공동체이기도 하다. 승무원을 힘들게 하지 말자. 서로 사랑하자. 서로 돕자.

나의 좋은 여행을 위해서, 동승자들의 멋진 여행을 위해서이다.

김치를 유달리 좋아하는 노르웨이 친구 부부가 문자를 보내왔다. 태국을 거쳐 옥포에 밥 먹으러 오기로 했는데 태국에서 발목이 잡히고 너무 피곤하여 거제는 못 오니 나더러 밥 먹으러 태국에 오라 한다. 다음에 보자 했다. 사양이 누적되면 연어 먹으러 노르웨이로 가야 할 난처한 상황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날이다.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광야의 외침이 들렸으면 하는 날이다.

사마귀보다 못한 놈이 되지 않으려 열정의 날을 세우는 날이기도 하다.

뉴스앤거제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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